이왈종 2
- 제주 생활의 中道 -
이왈종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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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왈종 화백의 전시회에 갔다가 입구에 게시된 화백의
글이 그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기에 여기 옮겨 본다.
제주에 정착하여 20 여년이 넘게 그동안 나는 <제주생활의 中道와
緣起>란 주제를 가지고 한결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도대체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한 삶은 어디서 오는가 만을 깊게 생각해 왔다.
인간이란 세상에 태어나서 지나가는 나그네란 생각도 해보았고,
세상은 참으로 험난하고 고달픈 것이 인생이라는 것도 생각해 봤다.
살다보니 새로운 조건이 갖춰지면 새로운 것이 생겨나고, 또 없어
지는 자연과 인간의 모습에서 연기(緣起)라는 삶의 이치를 발견하고,
中道와 더불어 그것을 작품으로 재현하려고 하루도 쉬지않고 그림
그리는 일에 내 인생을 걸었다.
슬픔과 기쁨, 행복과 불행 모두가 다 마음에서 비롯됨을 그 누구나
알지만, 말처럼 그렇게 마음을 비우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이러한
마음이 내재하는 한 행복한 삶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면서
서서히 흰 머리로 덮여 가는 내 모습을 바라 본다.
행복과 불행ㆍ자유와 구속ㆍ사랑과 고통ㆍ외로움 등을 꽃과 새ㆍ
물고기ㆍTVㆍ자동차ㆍ동백꽃ㆍ노루ㆍ골프 등으로 표현하며, 나는
오늘도 그림 속으로 빠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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