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아내에게 드리는 글
아픔이 있어도 참아 주었고,
슬픔이 있어도 나 보이는 곳에서
눈물하나 흘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내게 와서
고달프고 힘든 삶으로 인해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을 만큼 힘들었어도
내가 더 힘들어 할까 봐,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모질게 살아 주었습니다.
돌아보니
당신 세월이 눈물뿐입니다.
살펴보니
눈가에 주름만 가득할 뿐
아름답던 미소는
간 곳이 없습니다.
작은 일에도 화를 내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슬퍼하면,
모두가 당신 탓인 양
잘못한 일 하나 없으면서
잘못을 빌던 그런 당신이었습니다.
당신이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살아 왔겠습니까.
당신이 없었다면,
나의 삶이 있었겠습니까.
이 모두가 당신 덕분입니다.
오늘이 있게 해준 사람은
내가 아닌 당신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웃을 수 있는 것도
당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난 무엇이었습니까.
내가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생각해 보니
화낸 일 밖에 없었고ㅡ
언제나 내가 제일인 것처럼
당신을 무시해도
묵묵히 바라보고 따라와 준 당신,
그런 당신에게 할 말이 없습니다.
그저 내 곁에 있어 주는 당신으로만,
그저 같이 사는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로
당신에게 폭군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내가 살아 갈 수 있는 힘이었고,
나를 만들어 준 당신이었습니다.
당신하고 같이 살아오던 세상도
나 혼자의 세상이었습니다.
나 혼자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는 줄 알았습니다.
착각 속에 빠져 당신을 잊어버렸습니다.
당신을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세월동안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아파도 원망 한번 하지 못하고,
바라보는 가슴 재가 되었겠지요.
같이 사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참회의 글을 적습니다.
하지만 이 무슨 소용입니까.
이미 자신을 잃어버리고
나 혼자 살아온 세월을
어찌 해야 합니까.
눈물로 용서를 구한다고
당신의 잃어버린 세월이 찾아 올까요.
식어 버린 당신 가슴이
뜨거워 질까요.
두렵습니다.
혹시 라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렵습니다.
나의 삶이
당신이란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 왔는데,
내 곁을 떠나갈 당신일까
두려운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세월
혼자라는 생각을 할 수가 없습니다.
사랑이 없어서도 아니었는데,
당신에게 한 번도 줘 본적 없는
진실한 마음을 어이해야 합니까.
아파하며 살아 왔을 당신에게
무엇으로 남은 인생 보상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