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小確幸)
- 조선일보 'Why' 란에서 -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는 2018년 우리
사회 10대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사서삼경ㆍ삼강오륜에나 나올 듯한 한자어를 꼽았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이지만, 단어 자체는 낯설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 등장한 말이란다.
이 단어가 어쩌다 20 여년을 돌고 돌아 2018년 대한민국 트렌드로 소개
됐을까. 하루키의 '소확행'부터 찾아 봤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겨울
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사소하고
소박하다.
이 소소한 일상은 어디에나 있어 보인다. 프랑스의 '오캄(Au Calme)',
스웨덴의 '라곰(Lagom)', 덴마크의 '휘게(Hygge)'. 최근 미국 브루클린
에선 '마이크로 산책(micro walks)'이 소확행이다. 산책 코스를 줄이고
구석구석을 세심히 관찰하는 방식이다. 공원에 잔뜩 깔린 클로버 속에서
어제는 찾지 못했던 네잎 클로버의 바로 그 '한 잎'을 발견하는 행복이다.
이 소소한 행복은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마음껏 누리기는 어렵다.
당신은 주말 동안 방에 틀어 박혀 이불 덮어 쓰고 귤 까먹으며 만화책
보는 행복을 즐기고 싶어할지 모른다. 하지만 직장 상사와의 등산, 산적한
업무에 떠밀린 주말 근무로 시간을 뺏기기 일쑤다.
올해 트렌드라니 소확행을 한번 찾아 보기는 하지만 나오는 건 한숨뿐~
답답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 날마다 자기 위로를
되새김질 한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We cannot be happy
every day, but happy things happen every day)!" - 디즈니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가 들려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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