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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영국 노인들이 한국 노인들보다 훨씬 행복한 이유

clara40 2016. 9. 15. 16:25


                   英國 老人이 韓國 老人들보다 훨씬 幸福한 理由 

      

          영국에서는 노인들의 활발한 모습에 감탄하게 된다. 카페에 홀로 앉아 독서를
                  한다든가, 마켓에서 노인들이 차와 샌드위치를 즐긴다는가,       
         학술 모임에 활발하게 그것도 부부 동반으로 참석해 젊은이들과 어울리고 있다. 


                     독서하는 할머니 위로 '예스(yes)'라는 단어가 보인다.

                           긍정적인 삶은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다. 

                     그런 편린(片鱗)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 보기로 한다.

       

① 영국의 노인들은 ‘양보’를 절대 기다리지 않는다. 길 갈 때나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 오히려 양보를 한다. 문(門)이 열리자마자 달려들어 엉덩이
    부터 들이밀거나 ‘자선’을 바라며 주위를 두리번거리지 않는다.       
② 영국의 노인들은 남들과 마주칠 때 먼저 인사를 한다. ‘젊은 놈이 왜 인사
    안해’ 하는 식의 인상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친절한 미소와 함께 덕담
    (德談)을 실천한다. 뭔가를 물으면 적극적으로 도와 준다.       
③ 영국의 노인은 당당하다. 식당에서, 카페에서, 관광지에서, 극장에서, 서점
    에서 문화를 즐기고, 인생은 끝까지 달리는 마라톤임을 입증하듯 지식욕이
    넘친다.
    그런 노년은 풋풋한 젊음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옥스포드 시티 센터의 거리에서 독서하는 노인. 영국에서 책과 신문의
                                   가치는 여전히 유용하다.
       
④ 영국의 노인들은 경제적으로 자립해 있다. 자식을 위해 올인한 뒤 기대지 않는다. 
    이게 영국식 연금 탓인지, 젊어서 저축을 많이 해서인지는 모르겠다. 예외는 있겠
    으리라. 하지만 노인 거지는 본 적이 없다.       
⑤ 영국 노인들은 자부심이 있다.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히틀러ㆍ무솔리니와 싸웠고, 
    스탈린과 겨뤄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지켜냈기에 어떤 논쟁이 생겨도 자신을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들의 업적을 기념한다.
       

        

           땡땡이 무늬 옷을 입고 자전거로 거리를 활보하는 영국의 할머니
       
        
                      블레넘 궁전의 레스토랑에서 휴식을 취하는 노인들.
                        사진처럼 그들은 밝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영국의 대중 교통도 미국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다.
                     젊은이들은 버스에 타면 대부분 2층으로 올라간다. 
              1층은 나이든 분이나 임산부, 뭔가 배려해야할 이들의 자리라는
                                    인식이 뿌리 박혀 있기 때문이다.
      

        

                               블레넘 궁전의 도서실을 보는 노인들.
                켜켜이 먼지 쌓인 장서들이 마치 그들의 인생을 상징하는듯하다.
      
  영국에서 보기드문 현상 가운데 하나가 어린아이들을 식당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들
다는 것이다. 펍같은 곳은 아예 오후 6시 이후에는 출입을 금지시키는데, 그것은 술을
파는 곳이라 당연하겠지만 일반 식당도 엄격하다.       
  우리는 어떤가? 어린아이들이 식당 내부에서 온통 소리지르고 야단 법석쳐도 서로
못본체 한다. 간혹 종업원들이 제지를 하면 난리가 난다. “왜 우리 귀한 아이 기를 죽이
느냐” 면서~. 그 원인을 이렇게 본다. 핵 가족화가 진행되면서 특유의 ‘나만 먼저’ 의식이
아이에게 적용된 것이다. 그 결과 공중 도덕이 붕괴되고 말았다.       
  나중엔 사회적으로 질서 해체, 국가적으로 원로(元老)의 부재에 따른 가치의 혼돈으로
나타난다. 일본ㆍ미국영국이 어찌 아이 수가 줄어 들고, 핵 가족화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았겠는가. 그들도 이런 혼란상을 겪었으리라. 그렇다면 가치를 재 정립하는 노력을
했을 것이고, 거기서 우리와의 차이가 생겼을 것이다.
   

        

                         유명 관광지 버튼 온 더 워터에서 만난 부부.
             이들은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덧없는 인생을 속삭이고 있을까.  
      
  영국과 대한민국의 평균 수명을 면밀히 검토해 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영국의 
노인들은 우리 노인들 보다 행복해 보였다. 그게 수입의 과다(寡多)나 의료 혜택의 
차이 때문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 의료 제도는 선진적으로 보이지만
우리보다 편리하지 않다. 얼마전 뉴스에 팔뚝이 잘릴뻔한 영국인이 병원 세군데를
전전하다 겨우 목숨을 건졌다는 내용이 보도 됐다. 이것이 바로 영국식 의료의 맹점
이다.       
  영국은 주치의 제도를 두고 있다. 주치의에게 미리 검진을 받으며 불필요한 의료
비용을 줄인다는 취지지만, 응급 환자가 생길 때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필자도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 갑자기 극심한 치통이 생겼다. 이럴 때 외국인은 별다른
수단이 없다. 부룩스 대학병원에 전화해 보니 “예약을 해야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더 참을 수 없어 “굉장한 응급상황이다. 도와달라”고 했다.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해줬다.       
  영국의 노인들을 보며 ‘노인’이란 단어를 대체할 말이 없을까 궁리해 보았다.
‘실버(Silver)’는 조금 값싸 보이고, ‘백금(白金·Platinum)세대’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황금처럼 요란하지는 않지만 더 값진 백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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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관광지 바스의 '로만 바스'에 입장하는 노인들.      

        
               광장에서 거리의 악사가 연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노인들. 
                                                             

                                       카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영국의 노인들.

                            우리처럼 카페가 젊은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쇼핑을 마친 뒤 차를 나누는 영국의 할머니들.      
                          세익스피어의 부인 앤 해서웨이의 집에서 관리를 맡고있는
                                      할머니가 화사한 꽃을 들고 미소짓고 있다. 
     
                             <안영수 님의 메일에서 2014.07.27. / 사진 : 이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