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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미리쓰는 유서

clara40 2017. 10. 31. 14:18


일전에 이곳에 올린 '유언장'에 관한 글을 내가 늘 드나드는

'경기46 카페'에도 실었더니, 어떤 친구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기에 여기 옮겨 본다.


       

 

                    미리쓰는 유서

                         (김성)


                           

                       

나 죽으면 '성당'에 가서 가족들 만의
간소한 '장례 미사'를 드리든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냥 곧 바로 '화장'을

해서 산이나 들에 몰래?라도 뿌리고,
며칠 지난후 '연미사'를 바치는 방법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어느 하루 좋은 날 잡아서,
'추운 계절'이라면
'분위기 좋은  Restaurant'으로-
'따뜻한 계절'이라면

'정원'으로 -
가까운 친지들을 초대해서
작은 파티를 하면 어떨까?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카톨릭 성가' 400장 : 주님과 나는,
'찬송가' 78장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Beethoven : Symphony No.9 "합창(환희의 송가)",
'Don Mclean'이 부른"Vincent",
'카치니 : "아베마리아"가 흐르게 하고,
참 김승덕의 "아베마리아"도 좋고,,,

그동안 내가 재미삼아 써 온 글들을 복사해서
테이불 마다 올려 놓아 Tea time에 서로 돌려

가며 읽어 보면서, 잠시나마 철없이 살아온

나를 안주 삼아 혀를 차거나 웃기도 하면서
추억하는 것도 좋을꺼야.

'장례 미사'나 '연미사' 때는 평소에 입던
'단정한 정장'이면 좋겠다.

'식당'이나 '정원 파티'때는
당연히 제일 예쁜 옷을 입고,
테이불 위에 '두 세 송이 '예쁜 꽃'으로 장식하고,
유안, 지온, 현민, 정온이 들이 춤 추고 노래 하면,
자칫 가라 앉기 쉬운 분위기가 살아 나겠지.

'축제'까지는 아니어도 손자 손녀'들의

재롱이 있고, '웃음'과 '음악'이 있고,
'맛있는음식' 과 '커피 향'으로 가득한
그곳의 분위기를 생각만 해도 나는 행복해져.

비록 '무늬'만 일지라도 이쁘게 살았으므로,
떠나는 모습도 '이쁜 무늬'이고 싶고,
떠나고 난 후 '뒷 모습' 조차도 이쁘게 기억

되기를 바라는게 욕심은 아니겠지?

난 '여행'을 좋아해서
그만하면 원 없이 세계를 돌아다녀 봤는데,
아직 가 보지 못한
'그 곳'에 대한 '기대'와 '꿈'으로
두려움 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설레는 걸!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난다는
한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누구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떠나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돼.

나는 약간의 '폐쇠 공포 증세'가 있어.
'막'이 바뀔때 마다 갑자기 캄캄해 지는

'연극 공연장'과 '출퇴근'시간 사람들로 꽉찬
'지하철' 안에 있게 되면, 가슴이 답답해서
뛰처 나오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해.

'납골당'이라든가 '땅'속에 갇힌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숨이 막혀.

'압구정 대로'-
'예술의 전당'이 있는 '우면산 자락'-
'광화문 사거리'-
'인천 공항'의 앞 마당'-
'분위기 좋은 '카페'한 구석'-

그리고 내가 고향처럼 40여년 살아온

약수동 인근에 있는 '남산 자락'등에

살짝 묻히기를 바라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인것을 아니까,
다만 '희망 사항'일 뿐~
몰래라도 할수 있는 곳에
그냥 훌훌 뿌려 주면 좋겠어.

문상이나 장례식에 가서
'상주'들의 '검정ㆍ흰색'의 '상복'과
'영정(影幀]'을 비롯해서
그 주위에 빙 둘러 있는
'흰꽃'을 보면 섬뜩한 느낌이 들어.
'고인'에 대한 '애도(哀悼)'의 마음조차
움츠러 들곤 해.

살만큼 산 노인들의 죽음은
예로부터 '호상(好喪)'이라고 해서
우는게 아니라더라.

살아 있는 동안 지금 처럼만

잘 지내도록 서로 노력하고,
죽은 사람 위해 슬퍼하거나 남을 의식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기를 바라.

힘들고 거창한 형식이나 관습을
난  아주 싫어한다는 거 알지?

너희들 '신혼 여행'에서 돌아와서
'큰절'하려고 했을때,
내가 사양한거 기억하지?.
'폐백'때 받은 절을 또 다시

되풀이 해야할 필요가 없으니까.

'전통'이나 '관습''풍습'과
옛 어른들의 가르침이 좋은 부분도 많지만,
솔직히 '유교 문화'의 잘못된 부분도 아주 많어.

얼굴도 모르는 10대의 어린 소년 소녀들을
양가 부모들 끼리 미리 정해서
혼례를 시킨것도 모자라서,
어린 부부를 따로 떼어 놓고
'합방 날'을 따로 잡아서,
그날만 함께 잘수 있도록 한 제도가
얼마나 잔인한 짓인지...

그 외에도 '제사 문화'ㆍ'장례 문화' 등등..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을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금까지도 고통을 당하고 있거든~

물론 시대적 배경으로 인해 생긴 제도라고
강력히 반론을 제기 하는 사람도 있을테고,
나도 그럴 것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지금 그 옛날의 제도를 그대로 따른다는 것은
상당히 '우매한 짓' 이라고 생각해.

사람이 사는 이유가 '행복'하기 위해서

라고 하는데, '제삿날'이 '장례날'이
'고생의 날'이 되는게 난 싫어.

친가ㆍ외가가 모두 '기독교 신자'이기에
'추도 예배'로 하지만, 그것도 주관하는 사람

에게는 '짐'이 될수 있으니까.
'성당'에서 '연미사'를 드린 후 최고로 좋은

곳에 가서 '식사와 커피'를 하면서,
'가족 단합'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그날의 만남은 '고생의 날'이 아니라
'즐거움의 날'이어서 오히려 '기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