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ㆍ생활/좋은글

[詩] 내가 살아보니까 (장영희)

clara40 2018. 6. 8. 09:36


                       내가 살아보니까
                                   장영희- 서강대 교수
                                        (1952~2009)


                            

                                    장영희


이 시는 故 장영희 교수가 생후 1년만에 1급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살아 오면서, 그리고 세번의 암과 투쟁하면서 사람들

에게 희망을 전달하려던 글입니다.

♡ 내가 살아보니까 ♡

내가 살 아 보 니 까 ~~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쳐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더라.

내가 살 아 보 니 까 ~~
정말이지 명품 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 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더라.

내가 살 아 보 니 까 ~~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깍아 내리는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더라.

내가 살 아 보 니 까 ~~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더라.
겉 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더라.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더라.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것이
결국 내 실속이더라.

내가 살 아 보 니 까 ~~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더라.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게 된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더라.

내가 살아 보니까 ~~
남의 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 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더라.

우리 나이면 왠만큼은 살아본거지?
이제 우리 나이면 무엇이 소중하고 ,
무엇이 허망함인지 구분할 줄 아는 나이‥
진실로 소중한게 무엇인지
마음 깊이 깨달아 지는 나이‥

남은 시간 동안 서로서로 보듬어 안아주고,

마음깊이 위로하며 공감하고,

더불어 같이 지낼수 있는 친구의

소중함을 깨우쳐 알아지는 나이~.
행복한 날 되시길 빌며 ~*^~


- 장영희 수필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