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데인져몬드 사장
현장을 방문하고 구글에서 지도를 찾아보고 답사하는 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매일경제 MBA팀은 지난 16일 GIS 세계 1위 기업 Esri(Environmental Systems Research
데이저몬드 사장은 "지금 처럼 완전히 세계화된 경제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지리정보시스템이 사업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무ㆍ물ㆍ사람ㆍ빌딩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GIS"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GIS가 지구 경영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에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GIS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GIS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GIS라고 듣는 순간 부터 컴퓨터 매핑(mapping)을 생각
한다. 컴퓨터 매핑의 대표적인 게 구글 지도다. 원하는 지역을 클릭하면, 그
지역의 지도가 보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하지만 GIS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러 가지 정보가 들어 있는 지도들이
복잡한 기술을 통해 통합되면서, 의미 있는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지도가 GIS다.
예를 들어 미국 어떤 지역에서의 유방암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은 것을 알고는
오염도 지도와 통합해 본 결과 그 지역의 수질 오염이 유방암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수질 개선에 들어갔고, 유방암을 일으키는
특정 물질을 제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GIS를 통해 에너지 사업 구상도 할 수 있다. 전 세계 지도를 보며
어느 곳에 에너지 발전소를 세워야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등을 볼 수 있다.
즉 여러 공동 작업들을 통합해 전혀 다른 정보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어떤
유익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GIS다."
― 어떤 곳에서 어떻게 Esri의 GIS시스템이 사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해달라.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맥도널드ㆍ월마트ㆍ페덱스 등 대형 기업들과 각
나라의 정부 기관 등 전 세계 35만여 개 업체와 기관들이 바로 우리 고객이다.
월마트나 타깃ㆍ시어스 같은 대형 유통 업체들은 Esri의 시스템을 활용한다. 어느
위치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것인가 부터 어떤 루트로 배달을 할 것인가, 어디서
물건을 유통해야 가장 효율적인가 등 여러 가지 전략적 문제들을 해결한다. 구글
지도 같은 경우는 한 대의 차량이 출발점 부터 도착점 까지 가장 빠른 경로를
계산해 줄 수는 있지만, 수만 대의 운송 수단들이 움직이는 경로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Esri의 기술이다. 운송업을 하는 페덱스 같은 곳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로지스틱스)을 만드는 것만으로 연간 수백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서울 시청과 광주 시청ㆍ한국전력(KEPCO) 등 한국에 있는 250여
개의 정부 기관ㆍ공기업들도 Esri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정부 기관이 Esri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도 매우 넓다. 범죄율이 두드러지는 특정 지역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할 때 사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풍력 에너지 단지에 최적인 지역 선정
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자연 재해 상황에서 어떤 경로로 구급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 지금으로 부터 40여 년 전에 Esri를 창업했는데 당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조경학을 공부한 게 큰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그냥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만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다. 전공이 조경학이다 보니 자연스레 지리와 지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조경 연구 과정에서 매핑 도구를 발명했다. 발명을 하고 나니 당연히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
창업 이후 10여 년간은 환경을 묘사하는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들을 하는 데
몰두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난 뒤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1970년대 말
드디어 상업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 나는
재미있게 일을 했고, 어느새 40년이 지났다."
― 오래전에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유지해왔을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성장시켰나?
"Esri는 보통 회사들과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1969년 처음
창업했을 때 나는 굶주렸고, 집도 없어서 차에서 쪽잠을 자야 했으며, 피폐한 삶을
이어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거나 주식을 팔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경영을 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10년을 고생했다. 작은 프로젝트
들을 하면서 조금씩 자본을 축적했고, 어느 정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만큼 돈을
모으고 나서야 연구 투자라는 것을 하면서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Esri는 내가 창업한 이래 단 한 달도 성장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적자였던 적이 없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한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 아까 말했듯 창업 초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던것
같다."
"맞다. 우린 전 세계 120 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지만 내가 총괄 회장이나 글로벌
― 네트워크 방식의 기업 운영이 성장 비결이라는 얘기가 인상 깊다. 경영 철학이나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첫째로 Esri는 고객을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객을 돕기 위해
끊임없이 고객들과 대화하면 경기 침체가 찾아 와도 고객들은 등을 돌리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 `선도와 혁신`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GIS를 선도하고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내가 두 번째로
지난 40여 년간 혁신을 위해 Esri도 4단계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최근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시스템인 ArcGIS가 바로 `함께 이해하는 단계`를
― 인재들은 어떻게 관리하는가?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Esri는
―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강조하셨다.
"정확하게 말하면 네 가지다. 첫째는 고객 중시, 둘째는 선도와 혁신, 셋째는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넷째로 앞의 세 가지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 돈이 주된 가치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많은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계신
"내가 하는 사회 공헌 활동은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전 세계 6000 여 개의
―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과 매일 경제신문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꽤 오래전부터 최근까지는 금융
그러나 이제는 세계화된 시장에서 지리적 정보가 핵심인 시대가 됐다. Esri의 GIS는
현재 지구는 제대로 경영되고 있지 않다. `지속 가능성` 자체가 이슈인 시대다. GIS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 예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 정부는
GIS로 인해 정부든 기업이든 그들의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감시될 것이고, 정부
■ Esri 창업주이자 현 미국 CEO 잭 데인저몬드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학 환경과학
[황미리 연구원 / 사진 =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