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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잭 데인저몬드 (ESRI의 CEO)

clara40 2016. 6. 2. 21:00


                "잭 데인저몬드" - ESRI의 CEO

                      - GIS(지리정보 시스템) 세계1위 ESRI의 CEO -


      LA에 있는 막내 아들이 다니고 있는 회사(ESRI)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 했었는데, 그 회사 사장이 매일경제 신문 초청을 받아 한국에 와서
      대담한 기사가 났기에 여기 옮겨 보기로 한다.
        
                             


               

                                                     잭 데인져몬드 사장


  월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는 어떻게 점포의 입지를 선정하고 물품 배송 경로를
정하는 걸까? 페덱스 같은 배송 업체는 가장 효율적으로 수천 대의 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을 어떻게 찾아낼까?
  현장을 방문하고 구글에서 지도를 찾아보고 답사하는 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바로 이때 경영자들은 지리정보시스템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ㆍGIS)을 활용
하게 된다. 지리를 알아야 돈을 버는 시대, `지리 경영`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매일경제 MBA팀은 지난 16일 GIS 세계 1위 기업 Esri(Environmental Systems Research
Institute)의 창업자 겸 미국 최고경영자(CEO)인 잭 데인저몬드를 단독 인터뷰 했다.
`제7회 아시아 태평양 Esri 사용자 콘퍼런스 겸 제21회 한국 GIS 콘퍼런스` 참석차 방한한
데인저몬드 사장은 40년 전 무일푼으로 창업한 지리정보 회사를 업계 최고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데이저몬드 사장은 "지금 처럼 완전히 세계화된 경제에서는 가장 기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지리정보시스템이 사업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무ㆍ물ㆍ사람빌딩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GIS"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GIS가 지구 경영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에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GIS에 대해 생소한 사람들이 많다. GIS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GIS라고 듣는 순간 부터 컴퓨터 매핑(mapping)을 생각

한다. 컴퓨터 매핑의 대표적인 게 구글 지도다. 원하는 지역을 클릭하면, 그

지역의 지도가 보이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하지만 GIS는 이보다 훨씬 복잡하다. 여러 가지 정보가 들어 있는 지도들이

복잡한 기술을 통해 통합되면서, 의미 있는 정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지도가 GIS다.
  예를 들어 미국 어떤 지역에서의 유방암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은 것을 알고는

오염도 지도와 통합해 본 결과 그 지역의 수질 오염이 유방암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주 정부가 수질 개선에 들어갔고, 유방암을 일으키는

특정 물질을 제거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GIS를 통해 에너지 사업 구상도 할 수 있다. 전 세계 지도를 보며

어느 곳에 에너지 발전소를 세워야 효율을 극대화 시킬 수 있을까 등을 볼 수 있다.

즉 여러 공동 작업들을 통합해 전혀 다른 정보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어떤

유익한 결과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GIS다."

 
― 어떤 곳에서 어떻게 Esri의 GIS시스템이 사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들을 이야기

   해달라.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맥도널드ㆍ월마트페덱스 등 대형 기업들과 각

나라의 정부 기관 등 전 세계 35만여 개 업체와 기관들이 바로 우리 고객이다.

월마트나 타깃시어스 같은 대형 유통 업체들은 Esri의 시스템을 활용한다. 어느

위치에 새로운 매장을 오픈할 것인가 부터 어떤 루트로 배달을 할 것인가, 어디서

물건을 유통해야 가장 효율적인가 등 여러 가지 전략적 문제들을 해결한다. 구글

지도 같은 경우는 한 대의 차량이 출발점 부터 도착점 까지 가장 빠른 경로를

계산해 줄 수는 있지만, 수만 대의 운송 수단들이 움직이는 경로를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Esri의 기술이다. 운송업을 하는 페덱스 같은 곳은

자동화된 물류 시스템(로지스틱스)을 만드는 것만으로 연간 수백억 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국의 경우 서울 시청과 광주 시청한국전력(KEPCO) 등 한국에 있는 250여

개의 정부 기관ㆍ공기업들도 Esri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정부 기관이 Esri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도 매우 넓다. 범죄율이 두드러지는 특정 지역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할 때 사용할 수도 있고, 새로운 풍력 에너지 단지에 최적인 지역 선정

에도 사용할 수 있다. 자연 재해 상황에서 어떤 경로로 구급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도

알아볼 수 있다."


― 지금으로 부터 40여 년 전에 Esri를 창업했는데 당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조경학을 공부한 게 큰 계기가 됐다. 처음에는 그냥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만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다. 전공이 조경학이다 보니 자연스레 지리와 지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조경 연구 과정에서 매핑 도구를 발명했다. 발명을 하고 나니 당연히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이 떠 올랐다.
  창업 이후 10여 년간은 환경을 묘사하는 지도를 만드는 프로젝트들을 하는 데

몰두했다. 어느 정도 돈을 모으고 난 뒤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섰다. 1970년대 말

드디어 상업화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면서 나는

재미있게 일을 했고, 어느새 40년이 지났다."


― 오래전에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유지해왔을 뿐만 아니라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성장시켰나?
   "Esri는 보통 회사들과는 매우 다른 구조를 갖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1969년 처음

창업했을 때 나는 굶주렸고, 집도 없어서 차에서 쪽잠을 자야 했으며, 피폐한 삶을

이어 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거나 주식을 팔지

않았다. 이것이 내가 경영을 하는 방식이다. 그렇게 10년을 고생했다. 작은 프로젝트

들을 하면서 조금씩 자본을 축적했고, 어느 정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만큼 돈을

모으고 나서야 연구 투자라는 것을 하면서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Esri는 내가 창업한 이래 단 한 달도 성장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적자였던 적이 없었다. 아주 조금이라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한 것이다.

그래서 특별히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 아까 말했듯 창업 초기가 가장 힘든 시기였던것

같다."  

                                           

                                

              

―창업자이면서도 미국 사장으로만 돼 있다. 총괄 회장을 맡지 않는 것도 흥미롭다.
  "맞다. 우린 전 세계 120 여 개 국가에 진출해 있지만 내가 총괄 회장이나 글로벌
CEO가 아니다. 각국에서 Esri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내가 조금 도와 주고 기술을
전수해 주고는 있지만 각 나라에는 각각의 CEO가 있다. Esri는 네트워크 기반의
기업 형태다. 중심에서 컨트롤 하는 방식이 아니다. 중심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면
안 된다. 중심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트워크로 움직
이면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곳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각 나라의 CEO들은 초반에 나의 도움을 받아 시작하지만,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자신들만의 기업을 운영해 나간다. 이것이 Esri의 성장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 네트워크 방식의 기업 운영이 성장 비결이라는 얘기가 인상 깊다. 경영 철학이나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첫째로 Esri는 고객을 섬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고객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주주들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뜻이다. 초점은
오직 고객이다. 그래서 나는 Esri 주식을 팔지 않았고, 앞으로도 주식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 없다. 주주들 이익이 고객의 이익 보다 우선시 되는 기업이 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번 한국에서 열린 `Esri 유저 콘퍼런스`가 타 기업들의 주주총회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타 기업들은 주주들에게 얼마의 돈을 어디에 썼고, 그래서 이익이 얼마가
나왔다고 보고한다. Esri는 다르다. 어떤 것을 개발하기 위해 얼마를 투자했고, 그래서
어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고객들에게 자세히 보고한다. 그리고 그것을 써본 고객들이
불편해 하는 점과 개선 방안을 듣고 즉각 반영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고객들에게도
우리에게도 매우 건강한 방식이다.
  끊임없이 고객들과 대화하면 경기 침체가 찾아 와도 고객들은 등을 돌리지 않는다.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비결이 되기도 한다."

― `선도와 혁신`도 강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GIS를 선도하고 혁신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게 내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점이다. Esri가 GIS 업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이 GIS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지난 40여 년간 혁신을 위해 Esri도 4단계로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그저 정보에 불과했던 `데이터 수집`을 했다. 그리고는 지도에 그 `정보를 접목`
시켰고, 그 다음에는 여러 지도와 데이터들을 통합해 `지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가장 중요한 단계, 즉 이러한 지식들을 모아서 서로 공유하면서
`함께 이해하는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시스템인 ArcGIS가 바로 `함께 이해하는 단계`를
구현한다. 오픈소스 플랫폼에서 지리학적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곳으로 실시간
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쏟아낼 수 있도록 구현했다. 이제는 데스크톱 컴퓨터와
서버들은 물론이고 모바일 기기를 갖고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GIS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인재들은 어떻게 관리하는가?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Esri는
이직률이 매우 낮은 회사다. 이유는 간단하다. Esri는 직원들 각 개인에게 알맞은
일을 준다. 그들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환경을 만들어 준다. 자신이 즐거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 그래서
나도 Esri를 창업하고 지금까지 GIS 연구를 하고 있는 것이며, 대부분의 직원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직원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 세 가지 기본 원칙을 강조하셨다.
  "정확하게 말하면 네 가지다. 첫째는 고객 중시, 둘째는 선도와 혁신, 셋째는 직원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넷째로 앞의 세 가지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기업이기 때문에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우선 순위다. 세 가지 원칙을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돈을 버는 것이지, Esri의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우선
순위가 Esri와 반대인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내가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관적으로는 나의 경영 철학과 가치가 옳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

― 돈이 주된 가치가 아니라고 말씀하셨다. 실제로 많은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내가 하는 사회 공헌 활동은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전 세계 6000 여 개의
비정부 기구(NGO) 단체들에 Esri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무료로 제공하고 그들을
교육한다. NGO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둘째, 자연재해를 입은 곳에 Esri 소프트웨어를 기부한다. 최근에 발생한 터키ㆍ일본
지진인도네시아 쓰나미 등 전 세계 어디든 Esri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곳에 기부한다.
빨리 피해를 파악하고 복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다음 재난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셋째, 교육 지원을 한다. 전 세계 8000 여 개의 대학들이 Esri 소프트웨어를 공부한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매우 싼 가격에 필요한 교육 부분 까지 지원한다. 그리고 마지막
으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NGO가 Esri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할 때면 100달러에 제공해
주고 있다. NGO들이 효과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몫이다."
 
―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과 매일 경제신문 독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꽤 오래전부터 최근까지는 금융
정보 시스템이 세계를 변화시켰다. 금융정보 시스템의 발전으로 다국적 기업들이 형성
될 수 있었다. 강력한 금융정보 시스템이 없었다면 글로벌화 하는 금융을 통제하고
관리할 방법이 없어서 기업들이 모두 작은 규모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거대한 글로벌
기업이 존재할 수 있도록 금융정보 시스템이 뒷받침해 줬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화된 시장에서 지리적 정보가 핵심인 시대가 됐다. Esri의 GIS는
지리적 정보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나무ㆍ물ㆍ사람빌딩 더 나아가 지구
전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GIS가 지구 경영의 중심에 서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소중한 지구를 너무 많이 망가뜨리게 될지도
모른다.
  현재 지구는 제대로 경영되고 있지 않다. `지속 가능성` 자체가 이슈인 시대다. GIS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한 예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 정부는
3㎞ 이내 거주자들에게만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으니 대피하라고 말했다. GIS
시스템을 통해 곧 사람들은 일본 정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히려
10㎞ 이상에서 20㎞ 이내에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고, 방사능 영향력은
20㎞ 밖에도 미치고 있었다.
  GIS로 인해 정부든 기업이든 그들의 활동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감시될 것이고, 정부
기관과 기업은 투명해 질 수밖에 없다."

■ Esri 창업주이자 현 미국 CEO 잭 데인저몬드는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학 환경과학
학부를 마치고 미네소타 대학에서 도시설계 석사 후 하버드 대학에서 조경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면서 Esri를 창업했다. 11곳의 유수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항공
우주국환경보호청과학한림원국립 과학재단과 국립 지리정보 분석센터 자문위원을
역임하고 있다.

[황미리 연구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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