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성악

[성악] R. Strauss : 4개의 마지막 노래 (Sop : K.T. Kanawa)

clara40 2016. 9. 30. 16:25


                                                        Richard Strauss

                                         4 Last Songs 

                                        (네개의 마지막 노래)                               

                                              Kiri Te Kanawa, sop.


                                               제1곡 Fruehling (봄)  

                                                                   

제1곡 Fruehling (봄)  

헤르만 헤세의 시 ‘봄’(Früehling)은 헤세가 낭만주의 전통에 충실했던

초기의 작품으로, 서정성이 짙은 시이다. 슈트라우스의 곡도 서정이 듬뿍
흐르고 있으며, 봄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스산한 가을
분위기가 풍기기도 한다. 
          
희미한 무덤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꿈을 꾸었다.
너의 나무와 푸른 대기와
너의 향기와 새의 노래에 대해서~       
이제 너는 빛과
장식 속에서
내 앞에 기적처럼
빛을 받고 누워 있다.
너는 다시 나를 보고
부드럽게 나를 유혹한다.
너의 행복한 모습에
나의 몸이 떨고 있다! 
      
                                        제2곡 September (9월)


제2곡 September (9월)
헤르만 헤세의 시 ‘구월’(September). 체코슬로바키아의 소프라노 마리아
예리츠 부부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봄’이 알레그레토인 데 비해 ‘9월’은
안단테로 좋은 대조를 보인다. 관현악법도 ‘봄’보다 복잡한 양상을 띄고
있는데, 특히 하프와 관악기의 활용이 인상적이다.       
      
정원이 슬퍼한다.
차가운 빗방울이 꽃잎 속으로 스며든다.
다가올 그 마지막을 향해
여름은 조용히 몸부림 친다.
황금빛 물방울이 잎사귀를 향해
높은 아카시아 나무 위에서 떨어진다.
여름은 놀라고 피곤한 표정으로
정원의 죽어가는 꿈을 향해 미소 짓는다.
오랜 동안 장미꽃 옆에서 떠나지 못한 채
여름은 휴식을 그리워한다.
그 지친 두 눈을
여름은 천천히 내리감는다. 
      
                            제3곡 Beim Schlafengehen (잠들기 전에)


제3곡 Beim Schlafgehen (잠들기 전에)

헤세는 이 시 ‘잠들기 전에’(Beim Schlafgehen)를 1차 세계대전 때 썼다.

이 무렵 헤세는 아내의 정신착란 증세에 크게 충격을 받아 암담한 기분에
싸이게 되고, 결국 자신도 신경 쇠약에 걸리고 말았다. 따라서 이 시는
피폐해진 헤세의 정신 세계와 깊은 관계가 있다. 헤세는 여기서 낮의 현실로
부터 신비한 밤의 세계로 도피하려 한다. 죽음을 예감한 슈트라우스에게
이 시가 주는 감동은 남달랐을 것이다.
      
지금 한낮이 나를 피곤하게 한다.
내가 애타게 그리워하는 것은
별이 빛나는 밤을 환영하는 것이다.
피곤해진 아이처럼~       
손은 모든 너의 행동을 멈추고,
이마는 모든 사고를 중지한다.
왜냐하면 내 모든 감각이
이제 막 잠들었으니까.
그리고 내 영혼은 마음껏
자유롭게 떠 돌리라.
밤의 마법의 성역에서 살기 위하여
깊고 천배나 오래도록~       

                                  제4곡 Im Aben drot (저녁 놀에)


제4곡 In Abendrot (저녁 놀에)
이 곡은 앞 세 곡과 달리 아이헨도르프의 시 ‘저녁 놀에’(In Abendrot)를
사용한 것이다. 슈트라우스의 말년의 심경을 대변하는 듯한 분위기의
곡이어서 듣는 사람에게 가장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네 곡 가운데
연주 시간도 가장 길다.
      
고달플 때나 기쁠 때나
우리는 손에 손을 잡고 지나왔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여행을 그만두고
조용한 곳에서 쉴 수 있다.
계곡 주위는 온통 경사지고
하늘은 이미 어두워졌는데,
두 마리 종달새 만이 날아 올라
향기로운 밤공기 속에서 꿈을 꾼다.
좀 더 가까이 오라.
그리고 그들이 날갯짓 하도록 놓아두라.
곧 잠잘 시간이 될 테니까.
우리는 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이 외로운 시간에도~       
오, 한없이 고요한 안식이
석양에 그토록 깊이 숨어 있을 줄이야!
우리는 여행 중에 얼마나 피곤해 졌을까.
이것이 어쩌면 죽음일까?

 

 K.T. Kanawa (New Zea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