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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떠나기 싫은 여행 (이인식)

clara40 2017. 5. 19. 09:27


          떠나기 싫은 여행

            (DABDA 모델) 
          - 이인식 교수 칼럼 -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한번 죽는다.
죽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인간의 죽음을 연구하는 사망학(Thanatology)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존엄성을 잃지 않고,
세상을 하직하는 방법을 모색한다.

1969년 사망학 개척자인 스위스 출신 정신과 의사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1926-2004)는 죽음의 과정을 설명한 

'사망과 임종에 대하여'(On Death & Dying)를 냈다.
그는 이 책에서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종의 정신 상태를

분석한 5 단계 모형을 제시했다.
5단계의 영어 첫글자를 따서 다브다(DABDA) 모델이라 부른다.

(1) 부인 (Denial) :  첫 번째 단계에서 많은 사람들은 죽게

      된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려 하지 않는다. 불치병에 걸린

      사실을 부인(不認)함과 동시에 고립된 듯한 감정을 느낀다.


(2) 분노(Anger) : 두번째 단계에서는 분노나 원망으로 바뀐다.
      가족과 의사는 인내심을 갖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환자를

      보살펴야 한다.


(3) 거래(Bargaining) : 죽음을 지연시키는 방법을 찾으려고 온갖

      궁리를 한다. 하느님에게 자신의 생명 연장의 부탁을 들어

       준다면, 종교에 헌신하거나 새사람으로 태어 나겠다고 약속

       한다 . 거래는 모든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죽음을

       앞둔 환자의 절박한 심정을 잘 보여 준다.


(4) 우울(Depression) : 병세가 악화 될수록 우울증에 빠진다.
       남겨질 배우자나 자식에 대한 걱정이나,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들을 마무리 하지 못한 상실감 등을 들수 있다.


(5) 수용(Acceptance) : 마침내 죽음은 피할수 없는 자연 현상임을

      인정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죽음을 기꺼이 수용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죽음을 자연스럽게 맞이하는 것은 아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죽음의 그림자로 부터 빠져 나오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은 존엄한 임종을 맞이할수 없기 때문에 가족의 이해와 도움이

절실히 요구된다.
  퀴블러로스의 5단계 모형은 미국과 영국의 대학에서 가르칠 뿐만

아니라 책은 세계적인 스테디셀러가 될정도로 대중적 인기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최근에(2월중순경) 미국 심리학자 4명이 펴낸 통속 심리학의

50대 신화 (50 Great Myths of Popular Psychology)에서는 살아가는

과정이 사람마다 제 각각인 것처럼 죽어가는 과정 역시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5단계 과정을 똑같이 밟게 된다고 볼수 없다고 주장했다.
  우울증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도 많고, 죽음을 선뜻 수용하고 나서...
다시 부인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는것이다.
  죽음 처름 떠나기 싫은 여행도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