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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바보야 이 바보야 (용혜원)

clara40 2017. 7. 9. 15:48


             바보야 이 바보야

                          (용혜원)

   


바보야 이 바보야

어찌해 마음에도 없는 사랑에 빠져

짙은 고독 속에 갇혀 피멍 든 가슴만 쥐어짜며

너만의 몸짓으로 울고 있느냐.

 

눈길 한 번 안 주는데,

옥죄는 안타까움에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아파만 하고 있느냐.

 

바보야 이 바보야

숨길 것 하나 없는 순수한 사랑 속에

희망을 그려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냐.

 

가슴에 뭉친 응어리도 던져 버리고,

꺼칠해진 얼굴도 한 겹씩 벗겨내고,

갑갑했던 마음을 풀어내도 좋을

사랑을 하면 얼마나 좋으냐.

 

바보야 이 바보야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을

꿈꾸어 오던 사랑이면 좋을 텐데,

비 뿌리고 떠나 간 바람처럼

건너 갈 수 없는 사랑에 빠져

서러움만 남아 늘 괴로워 한들 무슨 소용이냐.

 

[출처] http://blog.daum.net/ruby-hong/5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