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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clara40 2017. 7. 17. 10:22


      - 어느 친구의 일기 한 토막을 옮겨 본다. -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

                              

오늘같은 날이 얼마만인가.. 본격적인 장마의 진수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아침부터 억수비가 퍼 붇고 있다. 활-짝 열어놓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의 촉감이 세찬 빗 소리와 화음을 이루어 점심후의 Coffee 맛을 더욱 감미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아주 귀하고 귀한 특별한 날. 비오는 날 나 홀로 집에 있었던게 얼마만인가! 그리고 오후 2시인 지금까지 단 한번의 전화 벨이 울리지 않았던 날이.. 시간이 흐를수록 빗 줄기는,빗 소리는 점점 더 격렬해지고, 점점 더 요란해 지고 있는 한 낮. '조병화' 시인의 詩,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이 생각난다.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 .................... '과거'? '과거'가 '추억'이.. 설혹 당시에는 가슴 저린사연이였다 해도 이미 지나가 버린 모든것들은 '아련한 그리움'으로- '아름다운 추상화'로- 길고 힘든 삶의 길섶에서 살풋이 고개를 들고 나타나서 인생의 보약이 되어 답답한 가슴을 살살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굳어지려는 얼굴에 미소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과거하나 만들지 못한채 여기까지 온게 못내 아쉽기만 하다. '과거'란 스스로 만들수 있는것일 수도 있고, 피할수 없이 다가와 잠시 함께 하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누구에게 털어놓을 은밀한 과거하나 없는 사람은 인생의 깊이를, 인생의 맛을, 제대로 논할 자격이 없지않을까?. 인생이란 무대에서

영원히 철없는 조연만으로
뒷전에서 맴돌다가 마감해야 할것 같고, 
그래서 그런 내가 
한심스럽게 생각될때가 종종 있다. 
그러나 '추억'..
'추억'이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으리라!
'추억'..
주마등처럼 
휙 휙 떠올랐다 사라져 가는 '추억'들,
그럴때 마다 가슴 두근거리며 얼굴이 붉어지는
추억 속에서는 변함없이 소녀,
혹은 청춘으로 
생생히 살아있는 나의 모습이 보이곤 한다.
비오는 날 
나 홀로 추억 여행한번 해보고 싶다.
Coffee를 더 뽑기위해 자리를 떠야겠다.
^^비가 오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 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입 가에
미소가 드리워지는 사람은
'아름다운 과거'가 있는 사람이다.^^
.....................
.....................
나머지 '싯구'를 중얼거리면서
Coffee향이 그리워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까보다.
비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내 입가에 
슬그머니 미소가 느껴지는 걸 보니
난 분명 '아름다운 과거'가 있는 사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