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나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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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늙어 보이지요?
인정하기
싫어도 그게 바로 나에요.
모두가 오래 살고는 싶어 하지만,
아무도 늙고 싶어 하지는 않습니다.
세월은 물결과 같이
흐르고 흘러,
이제는 건너야 할강이 보이는
언덕에 와 있습니다.
뒤 돌아봅니다.
그동안 무엇을 했냐고요?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참 많은 일들을 했지요.
아들ㆍ딸 길러 장가ㆍ시집보내고,
손자ㆍ손녀들 자라는 것을 보며 기뻐했지요.
이만
하면 많은 일을 한 것이 아닙니까?
이제는 아들ㆍ딸들 부모 곁을 떠나,
집에는 늙은 두 내외만 남았습니다.
집은
적막 강산처럼 외롭지만,
그래도 집 사람이 있을 때는 외롭지 않아요.
잠시나마 안 보이면 걱정이 됩니다.
앞으로 남은
금싸라기 같은 날들~
사랑해야겠다는 야멸찬 마음
연륜이 흐르니 더 깊어지니,
이는 분명 늙음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가
보구려.
그래서 부부라는 인연은
질기고도 소중 한가 봅니다.
조붓한 화분에서 핀 제라늄의 붉음이
나를 닮지 않아 절로
아름답고 청초한 아침입니다.
유난히 아름다운 아침.
따스한 햇살 너머로
남은 생을 오손도순 지내며,
지난 날 얘기하며 사랑한다는 말을
기도로 대신하고 싶은
둘만의 아침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멋지게
살아갑시다.'
그게 바로 늙지 않은 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