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노래
(마광수)
- <가자, 장미여관으로> 중에서 -
내 나이 아직 어렸을 때에
나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지.
어른만 되면, 모든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았지.
그러나 난 지금 꿈을 이룰 수 없네.
나는 이미 어른이기에~
한숨 무른 싹으로 올라
한숨 푸른 빛으로 피어났던
애닯고 안쓰러운 나의 희망이여~
어쨌든 내겐 아직 희망이 필요하지만,
이 얄미운 목숨을 지탱하기 위한
멍텅구리 같은 희망이라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나는 희망을 이룰 수 없네.
나는 이제 자라나는 나무가 아니라
점점 죽어가는 나무이기에~
나는 벌써 어른이기에~
뒤섞인 나날 속에 지쳐 누운 추억의 그림자.
초라한 기억 속에서 안간힘 쓰며 꿈틀대는
이 사랑, 이 욕정, 이 본능!
그러나 나는 사랑을 이룰 수 없네.
아, 나는 어른이기에~
절망보다 오히려 더 두려운 그 '희망'을 믿기엔
이미 너무나 똑똑해져 버린
서글픈 어른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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