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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작은 꽃 하나 (A. Pushkin)

clara40 2018. 3. 1. 09:53


작은 꽃 하나

(Alexander Pushkin)



작은 꽃 하나

바싹 말라 향기를 잃고, 
책 갈피 속에 잊혀져 있네.
 
그것을 보니 갖가지 상상들로
 
어느새 내 마음 그득해 지네.
 

어디에서 피었을까?

언제?  어느 봄날에?
오랫동안 피었을까?

누구 손에 꺾였을까?
아는 사람 손일까?

모르는 사람 손일까?
무엇 때문에 여기 끼워져 있나
?

무엇을 기념하려 했을까
?
사랑의 밀회일까
?

숙명의 이별일까?
아니면 고요한 들판 숲 그늘 따라
 
호젓하게 산책하던 그 어느 순간일까
?

그 남자 혹은 그 여자는

아직 살아 있을까?
지금 어디서 살고 있을까
?
이미 그들도 시들어 버렸을까
?
이 이름 모를 작은 꽃처럼~


A. Pushkin

 (1799-1837 Rus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