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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노인의 건강 (Medicalization / 낙상)

clara40 2018. 3. 5. 11:35


                          ♥ 노인의 건강

                        - Medicalization / 낙상 -


                  


☆ Medicalization
  올해 77세로 노년기에 접어든 분의 이야기다. "나는 40년 넘게

직장 생활을 했고, 뜻대로 성공한 직장 생활로  66세 퇴임 후

나름대로 경제적 궁핍을 면하고, 노후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뭐든 자신 있고, 독립적이었다. 은퇴후 몇 년간은 직장

생활로 맺어진 인맥도 있고, 이런 저런 모임도 많아 바쁘게 살았다. 
그러다 70대로 들어서면서 건강 문제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때 부터 그의 생활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쌨다. 쾌활ㆍ낙천은

사라지고, 부정과 불안이 생활을 지배히기 시작했고, 여기저기

신체적 증상이 생길 때마다 이 병원 저 병원 순례가 시작됐다.
  배가 이유 없이 더부룩하고 쿡쿡 아프다. 기침이 자꾸 나온다.
혀가 다 갈라졌다. 눈이 시리다. 등 다양한 호소가 쏟아졌다.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검사만 자꾸 늘어났다.
  사소한 신체 문제도 죄다 질병으로 여기며'의사 의존형' 사람이

됐다. 평생 병원 신세 안질것 같던 씩씩함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

졌다. 이를 사회학 용어로 '메디컬리제이션(medicalization)'이라고

한다. 모든 증상을 치료 대상이라 생각하며, 환자로 살아가는 것

이다. 초기 고령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적 현상이다. 
  우리가 지금 그 시기에 와 있다. 이는 난생 처음 늙어 보는 불안감

에서 비롯된다. 신체 고령화를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이고, 노화와

질병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까닭이다.
  나이 들면 횡격막과 호흡에 쓰는 근육이 약해진다. 폐포와 폐 안의

모세 혈관도 준다. 가만히 있어도 예전보다 산소가 적게 들어와 평소

보다 과격하게 움직이면 숨이 찰수 있다.
  이건 질병이 아니란다. 체내 산소량에 적응하면서 운동량을 꾸준히

늘리면 숨찬 증세는 좋아진다. 같은 이유로 기침도 약해진다. 미세

먼지 많은 날 기침이 자주 나온다는 호소는 되레 청신호다. 기침은

폐에 들어온 세균이나 이물질을 밖으로 나가게 하는 청소 효과를

내는데, 그런 날 기침이 있다는 것은 호흡 근육이 제대로 살아 있다는

의미다. 만성적 기침이 아니라면, 병원을 찾을 이유는 없다.
  고령에 위장은 더디게 움직인다. 탄성도 줄어서 음식이 조금 많이

들어오면 금세 부대낀다. 담즙 생산이 줄어 과거에 먹던 대로 기름진

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안 된다. 우유를 흡수하는 젖당 분해 효소도

덜 생산돼, 과한 유제품으로 속이 거북하거나 가스가 찰 수 있다.
  대장은 더 느리게 움직여서 변 덩어리를 만들어 주는 식이섬유

섭취가 줄면, 변비가 오기 쉽다. 이런 것들은 고령 친화적 생활 습관

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고령화 패턴을 알고 공부하면 서로 편할 수

있다.
  청력 감소가 그렇다. 나이 들수록 고음(高音)을 듣기 어려워 진다.

노인성 난청일 때는 단어가 잘 안 들려 말하는 사람이 중얼거리는 것

으로 오인하는데, 특히 모음보다 자음을 잘 못 듣는다. 자음은 단어를

식별하는 주된 소리인데, ㅋㆍㅌㆍㅍㅊ 등 자음 대부분이 고음이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게는 큰 소리로 말하기보다 자음을 또렷이 발음하는

것이 대화 소통에 도움이 된다. 청력이 많이 떨어진 부모님에게 거실

에서 "테레비 켤까요?" 하고 말하는 것보다 "에레비 결까요?" 말하면

입 모양과 모음을 듣고 더 잘 알아 들을 수 있다. 대개 톤이 높은 딸

보다 저음인 아들 말을 더 잘 알아 듣는다. 물론 나중에는 저음도 듣기

어려워진다. 고령자는 귀지가 쌓여 청력을 방해하는 경향이 있고, 굵은

털이 귀 안에서 자랄 수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우리가 노화 현상을 모르면 노년의 건강을 망칠 수도 있다.
나이들면

음식을 삼킬 때마다 인후가 기도 뚜껑을 닫는 조화로움이 둔해진다.

노인들이 자주 사레들리는 이유다.
  게다가 노년의 골 감소증은 어느 정도는 숙명인데, 목뼈에 골다공증이

오면 머리가 앞으로 점차 숙는다. 이는 기도를 덮는 인후를 압박한다.

아무 생각 없이 기름 바른 인절미ㆍ조랑떡젤리 등을 먹다간 기도가

막혀 사달나기 십상이다.
  무심코 건넨 건강 보조 약물이 몸을 그르칠 수도 있다. 고령에는 간

세포 수가 줄고, 간으로 흐르는 피가 줄어든다. 화학 공정 역할을 하는

간 효소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그 결과 약물 대사가 늘어지고, 체내

잔존량이 늘어나 약화(藥禍)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노년기 분들에게

섣부른 약 선물은 위험한 행동이다.

  인생 마무리 시기를 병원만 돌아다니며 지낼 수는 없다. 인생 마지막인

죽음 장소마저 병원에 의존하지 않는가. 메디컬리제이션에서 벗어나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러려면 병을 보는 지식과

삶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 낙상
  절대 넘어지면 안 된다. 만성병 보다 더 사망 율이 높은 낙상. 건강한

노인도 엉덩이 뼈가 부러지면, 절반이 두 달 내 숨진다.
  주부 김수연(37·서울)씨는 얼마 전 혼자 사는 모친(65)이 화장실에서

미끄러 졌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았다. 아버지도 2년 전 계단

에서 미끄러져 고관절이 부러졌다. 그뒤 아버지는 입원 두 달 만에 6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혈압이 약간 높을 뿐 건강 체질이었는데, 낙상

합병증으로 일찍 돌아가실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다행히 어머니는 다리

뼈에 금이 간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거동이 힘들어 간병인을 고용한 상태다.
  만성 질환 관리 잘해도 낙상 당하면 도루묵이다. 노인 낙상은 이제 개인

삶의 질을 떠나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낙상으로 사망

하는 65세 이상 노인은 83만 여명이란다. 교통 사고에 이어 노인 사고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체 사망 원인으로는 암에 이어 5위다.
  최근 열린 낙상 예방 심포지엄에서 강성웅 대한 노인 재활의학회 회장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교수)은"암ㆍ혈압당뇨병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한 번 넘어져 입원하면 멀쩡하던 노인이 불과 몇 달 만에 사망

한다. 어떻게 보면 만성 질환보다 더 무섭다.”고 말했다.
  낙상은 특히 날씨가 추운 11월과 2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일어난다. 낙상의

이유로는 바닥이 미끄러워서(25%), 문이나 보도의 턱에 걸려서(17.9%), 어지

러워서(17.9%)가 가장 많았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미정 교수는"안방

에서 아침 또는 낮잠을 자고 일어날 때 손을 헛 짚으면서 넘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화장실에서는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떨어진 물건을 무리하게

잡으려고 할 때, 미끄러져 넘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낙상으로 입원 시 일주일에 근육 10%씩 감소한다.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무릎허리엉덩이(고관절)어깨발목머리 순이었다. 하지만 어느 부위를

다쳤느냐에 따라 사망으로 이어지는 정도가 달랐다. 김미정 교수는 "낙상을

당하더라도, 팔손목 등 상지 부위가 부러진 정도면 생명에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하지 쪽이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사망으로 이어지느냐

아니냐는 걸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박중현 교수는"다리가 부러졌을 뿐인데 두세

달 만에 돌아가실 정도로 상태가 악화한다는 사실을 대부분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노인은 젊은이와 달리 하루만 누워 있어도 근육 손실이 엄청나다.”고

말했다.
  근육 소실이 왜 생명을 위협할까. 근육 감소는 35세부터 완만하게 일어난다

(매년 0.7%씩). 60세부터 두 배 이상(매년 2%씩)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평균

80세의 근육은 60세의 절반 정도다.
  그런데 낙상으로 입원하면 근육을 자극하는 활동이 없어 근육량이 급격히 준다.

박 교수는"입원 환자의 근육은 일주일에 10% 이상 감소해 한 달을 누워 있으면,

입원 전에 비해 50%가 준다.” 고 강조했다.
  이 정도의 근육으로는 본인의 의지로 일어날 수 없다. 근육이 소실되면, 몸에

큰 변화가 생긴다. 혈액과 수분이 몸통으로 집중되면, 기관에 과부하가 걸린다.

젊은 층은 곧 회복되지만, 노령 층에서는 과부하를 견디지 못해 이상을 일으킨다.
  혈관과 내장 기관 그리고 면역 세포 기능 역시 크게 약화한다. 작은 감염에도

속수 무책으로 당한다는 것이다. 요로 감염과 폐렴심부전 등에 걸려 결국

패혈증으로 사망에 이르는 수순이다.
  박중현 교수는"70세 이상 노인에게 낙상 후 변화는 한두 달 안에 급속히 진행

된다. 특히 엉덩이 뼈나 고관절이 부러지면 누워 뒤척일 수조차 없어, 대부분

사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대한노인 재활의학회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을 당한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은 1년 내에 사망했다. 80세 이상은 절반이 두 달 내 사망했다.
  여성은 뼈가 약해 낙상 빈도가 높으나, 사망률은 남성이 높다. 
대한 노인재활

의학회 조사 결과 여성이 남성에 비해 낙상 빈도와 골절 빈도가 모두 두 배가량

높았다.
  고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동휘 교수는 “똑같은 낙상이라도 남성 노인은

멀쩡한데, 여성 노인만 뼈가 ‘똑’ 부러지는 사례가 많다. 이는 골밀도를 유지

시키는 여성호르몬이 50대 부터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또 여성

에게 많이 생기는 관절염과 빈혈기립성 저혈압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여성

노인의 낙상을 증가시키는 이유다.
  반면 낙상에 의한 사망은 남성이 더 많다. 김동휘 교수는“낙상으로 인한

골절후 사망률은 남성이 여성 보다 두 배 가량 높았다. 남성 노인에게서

심장병고지혈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더 많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낙상으로 누워 있을 때 심혈관계 질환이 있던 환자는 혈관이 더 빨리

노화하고, 패혈증도 더 빨리 진행된다.
  강 이사장은 낙상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운이 나빠 넘어진게

아니라, 예방하지 않아 넘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 최근 병원들이 낙상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낙상 발생률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이심 회장도 "노인 낙상은 자신 뿐 아니라 배우자와 자녀들

에게도 큰 걱정과 부담을 안겨 주기에 항상 주의를 요한다. 특히 산에 오르는

것을 노후 건강 관리의 예방책이라 하지만, 70세가넘으면 둘례길 걷기 정도를

권유한다. 무리한 걷기는 오히려 건강을 단축함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