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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발까지 차오르니 행복하다 (이충무)

clara40 2018. 11. 15. 12:49


                발까지 차오르니 행복하다

                       (이충무 - 건양대학 교수ㆍ극작가)


      


  존경하는 어르신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분이 흥미로은 문제를 냈습니다.

  "'만족'을 한자로 왜 '萬足'이라고 쓰는지 아나?"

"글쎄요?" '만족'의 '萬'은 '차오르다''가득하다'라는 뜻이고,

'足'은 누구나 알고 있듯 '발'이라는 뜻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어째서 '만족'에 '발 족'자를 쓰는지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그러게요? 왜 하필 '발 족'자를 쓸까요?" 어르신이 그 이유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발목까지 차 올랐을 때 거기서 멈추는 것이

바로 '완벽한 행복'이라는 뜻일세"

  가끔 한자를 들여다 보면, 그 짧은 단어 하나에서 삶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발견합니다. 그분은 '만족'이라는 한자를 보면서,

행복은 욕심을 최소화 할 때 바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임을 깨달으신

겁니다.

  그러고 보니 발목까지만 따뜻한 물이 차올라도 온몸이 나른해

지고, 발만 시원해도 온몸의 땀 구멍으로 열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은 경험을 한 일이 떠오릅니다.

  지금껏 종종 목까지 차오르고 머리끝까지 채워 져야 행복할 것

이라는 욕심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발까지만 차올라도 웃을 수 있는 지혜로 풍성한 나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출처] 경기여교 46회 Cafe - 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