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아가고,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여 오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없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 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 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웅큼의 시(詩)들을 쏟아 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기도는 깊어가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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