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향천리 (花香千里)
(이경애)
- 꽃의 향기가 천리를 간다 -
4월, 어느 따사로운 날
나는 앵두꽃 버는 담벼락 아래
꽃색에 취한 듯 무심에 싸인 듯
어쩌면 향기가 될까 싶은 마음으로 서 있다.
너는 너무 멀어서 그리운데,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는데,
하늘에서 일어난 바람이 땅을 흔들고,
꽃잎이 흩날린다.
수수백백 바람의 낱낱을 세며,
떨어지는 꽃잎에 발등이 아파
마음으로도 걸어갈 수 없어,
천리 밖 화향 자욱한 어느
담 낮은 빈 집에 너를 위리안치 한다.
내 생의 가장 찬란한 봄날이
너에게로 간다.
※ '위리안치' : 죄인이 귀양살이 하는 곳에서 달아나지
못하도록 가시로 만든 울타리 안에 가두어 지다.
[출처] 화향천리 花香千里 | 이경애
|작성자 혜성명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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