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체스카 여사 결혼후 나는 맨 처음 남편의 짐을 챙기면서 "어쩌면 남자가 이렇게 꼼꼼하고 알뜰한 면이 있을까?" 하고 속으로 놀랐다. 밤낮 바쁘게 돌아다니며 한평생 독립 투쟁을 해온 외통이 나그네의 짐이라 초라하긴 했지만, 너무도 깔끔하고 단정했다. 결혼후에도 "내 짐은 내가 알아서 정리할테니 염려말라"고 하면서 아내의 도움을 귀찮게 생각할 정도로 남편은 혼자 사는데 익슥해 있었다. 연애 시절 남편은 나에게 "과부 주머니에는 은이 서말이고, 홀아비 주머니 속에는 이가 서말"이라는 한국 속담을 가르쳐 주면서 자기 주머니 속에 담고 다니던 작은 참빗을 꺼내어 보여 주며 "이것이 내 전 재산이오."하고 진지하게 말해 준 적이 있었다. "그당시 내 빈 주머니를 보여 주면 현명한 여자는 달아날 줄 알았는데,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