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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14 - 집 없는 나그네

이화장의 이 대통령 내외 침실 정신적으로 몹시 큰 타격을 받았던 노인의 건강을 위해서는 전지 요양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의사의 제의가 있었다. 지금 여기에는 그 당시의 일들을 모두 이야기할 수 없지만 알게될 날이 있을 것이다. 5월 24일 하와이 동지회장 최백렬씨로 부터 대통령에게 꼭 필요한 휴양을 하실 수 있도록 체류비와 여비 일체를 부담해 드릴테니, 하와이를 다녀 가시 도록 하라는 내용의 초청 전보를 받았다. 그리하여 우리는 2주일 내지 한달 정도 하와이를 다녀올 수 있는 짐을 챙겼다. 5월 29일 상오 7시 우리는 이화 장을 출발했는데, 떠나기에 앞서 대통령은 마당에 모여 있던 사람들에게 '늦어도 한달 후에는 돌아 올테니 집을 잘 봐줘'하고 부탁했다. 김포 비행장 으로 가는 연도에는 평화스러운 초여름..

사진/인물 2022.02.16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13 - 따뜻한 온돌방이 좋아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대통령이 하야 성명을 발표한 후 경무대를 떠나 이화장으로 걸어 갈 뜻을 결심하자 나는 경황 중에도 대통령이 경무대 뒷산을 산책할 때 신던 헌 신발을 신게 했다. 그리고 주방으로 내려가 찬장 서랍을 열고 대통령의 수저와 젓가락 그리고 아침마다 식탁에서 읽던 성경과 반쯤 남은 작은 찻병을 핸드백에다 챙겨 넣고 따라 나섰다. 이 차는 밀 껍질과 호밀의 겨를 함께 까맣게 볶아서 빻은 포스툼(postum)이라는 구수한 영양차인데, 미국 몬태너주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전인수씨 부인이 보내준 것이었다. 전씨 내외는 대통령의 독립 운동을 도왔으며, 그들이 농장을 시작할 때는 대통령이 그곳에 가서 목수 일을 도와준 일이 있었다. 그 후 1941년 초에 전씨 내외는 대통령의 영문저서

사진/인물 2022.02.15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12 - 백 아들 천 손자 거느리고 파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노인으로 젊은이 못지않게 일했던 대통령은 국군이나 유엔군 장성들을 대동하고 일선 시찰도 자주 다녔다. 그때는 지금처럼 교통이 좋지 못하여 비행기나 헬리콥터 안에서 악 천후를 만나면 기체가 몹시 흔들렸다. 그럴 때는 동행했던 건장한 장군들도 견디기가 힘들어서 몸을 가누지 못헸는데, 제일 나이 많은 대통령만이 아무렇지도 않은듯 버티고 있었다. 곁에서 몹시 멀미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대통령은 어린 시절의 즐거운 추억 같은 것을 생각하면 고통이 덜어질 것이라고 일러주기도 했다. 그토록 흔들리는 비행기 안에서도 대통령이 태연할 수 있었던 것은 남달리 위장이 튼튼했기 때문이었다. 20대 청년 시절 부터 구국 운동에 투신했던 대통령은 감옥살이 할때만 끼니를 거르지 않았을뿐, 미국에서..

사진/인물 2022.02.14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11 - 옥고 이겨낸 구국 일념

프란체스카 여사 지난번 나는 가족들과 함께 텔레비젼을 통해 천하장사 씨름대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보았다. 천하장사 이만기 장사와 이준희장 사의 멋진 승부를 보면서, 남편이 자랑하던 대로 역시 한국의 씨름이야 말로 문화 민족만이 가질수 있는 특수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면서 신사적으로 힘과 기를 겨루는 참으로 멋진 모습이었다. 가끔 마당에서 우리 손자들이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씨름하는 모습을 볼때마다 할아버지와 함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대견해 하고 기뻐하실까 하고 나는 마음 속으로 생각해 본다. 어려서 부터 씨름, 연날리기, 썰매타기, 사방치기, 술래잡기, 숨바꼭질 등등 안해 본 놀이가 없었던 대통령은 심지어 남사당패들을 따라가 광대 놀음까지 즐겨 구경했는데, 그 때문에 엄한 ..

사진/인물 2022.02.13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10 - 돈 안드는 장수 비결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리대통령은 90세를 넘도록 사셨으니 천수를 다하였다'고 하지만, 과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은 1백50세 까지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현대인을 위해 에드워드 보워츠 박사가 제시한 '돈 안드는 장수 비결 10가지'를 보면 대통령의 생활 습관과 비슷한 것이 많아서 적어 본다. 첫째는 균형있는 식사를 한 것이다. 과일, 채소 등 자연 식품을 골고루 균형있게 먹으면, 건강 장수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할 것은 과식을 피해야 한다. 12년 간의 대통령 재직시를 포함해서 남편의 주머니는 늘 가벼웠고, 또 여유가 있을 때라도 대통령은 비싼 고기류를 못 사오게 해서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을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모든 성인병이 자동적 으로 예방..

사진/인물 2022.02.12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9 - 식사땐 말 없이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대통령은 음식을 가려먹는 식성이 아니고 건강했기 때문에 보약같은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보약이란 허약한 체질의 소유자나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지 자기처럼 건강한 사람에겐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대통령은 인삼 같은 선물을 받게되면 늘 이덕제라는 어렸을 때 친구에게 보내곤 했다. 심지어 1.4후퇴 직전의 성탄절에 대통령의 종가댁 종손이며 서당 친구였던 이병주씨가 가져온 인삼까지도 대통령은 덕제씨에게 보냈다. 그 어려운 전시에도 불구하고 병주씨는 대통령이 어려서 부터 좋아했다는 약과와 마르지 않은 인삼 세 뿌리를 보자기에 싸가지고 경무대를 찾아 왔었다. 대통령은 인삼 세뿌리를 모두 다시 종이에 싸들고, 병주씨에게 '이 인삼은 덕제를 주어야겠어'라고 말했다. 나는 ..

사진/인물 2022.02.11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8 - 치아 좋은건 김치 덕

지난 3월 26일은 남편 리승만 박사의113회 생신 날이다. 남편은 황해도 평산군 마산면 능안골에서 한학자이셨던 아버님 이경선공과 당시 여자로는 드물게 학문을 익히고, 이씨 가문에 시집오셨던 어머님 김해 김씨 사이에서 1875년 3월 26일에 태어났다. 이 해는 고종 12년으로서 일본 군함 운양호가 강화도 앞 바다에 침입하여 포격과 약탈로서 우리나라를 유린하던 해였다. 대통령이 태어나기 전에는 위로 딸이 둘,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은 얼마후에 마마로 죽었다고 한다. 그래서 집안에 후손이 없는데다가 어머님은 자꾸 나이가 드시니 걱정이 많았 었다. 그런데 어느날 밤 어머님이 큰 용이 하늘에서 날아와 당신 가슴에 뛰어 드는 꿈을 꾸고나서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에 부모님은 남편의 아명을 승룡 이라고 했다. ..

사진/인물 2022.02.10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7 - 현미떡국과 건강차

아들 이인수, 며느리 조헤자, 두 손자와 함께 이화장에서 (1981) 74세때 대통령직을 맡았던 남편이었지만, 대통령 주치의는 따로 없었다. 대통령은 여든두살때 그 높은 북한산 꼭대기 까지 걸어 올라가서 문수사를 찾아가 '문수사'라는 휘호를 쓸 정도로 건강했기 때문에 남편이 병원과 의사의 신세를 졌던 일은 별로 기억이 안난다. 다만 남편이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전 이화장에서 우리는 이기붕씨의 소개로 당시 이화대학 부속병원 의사였던 손창환박사를 알게 되었다. 손박사는 이기붕씨의 위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주었던 훌륭한 의사였다. 대통령 보다는 오히려 내가 손박사의 진료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1953년 11월 27일 장개석 총통의 초청으로 자유 중국을 방문했을 때와 1954년 7월 25일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초..

사진/인물 2022.02.09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6 - 모택동이 제일 두려워한 인물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미국 각 지방을 돌아다니며 독립 운동하던 시절, 우리는 독립 지도자의 체면에 알맞는 호텔에 유숙했지만, 식비는 아껴야 했다. 영양가 높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바나나가 미국에서는 값이 쌌기때문에 우리는 주로 바나나와 날 달걀로 끼니를 때웠다. 날 달걀을 먹을 때는 껍질이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종이에 싸서 버렸다. 날 달걀을 먹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서양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6.25 동란때는 일선 장병 위문을 가거나 피난민 수용소에 갔다가, 끼니를 놓쳐서 종종 굶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대통령의 호주머니 속에 잣을 넣어드려 시장기를 면하게 해주었다. 6.25 동란이 났던 1950년의 추석날 에는 청도 피난민 수용소와 경산 전재민들을 방문했는데, 명절 날이니..

사진/인물 2022.02.08

[인물] 프란체스카 여사의 눈에 비친 이승만 5 - 경무대의 단골 메뉴

이승만 대통령과 프란체스카 여사 내가 아내로서 가장 행복했을 때는 남편이 대통령이 된 후 첫 월급을 받았을 때였다. 그 때 남편은 붓글씨로 '안빈낙업(安貧樂業)'이라는 글씨도 함께 써 주었다. '어려운 나라 실정과 자기 분수에 맞는 검소한 생활을 즐기고, 일하는 것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는 뜻이 담긴 이 붓글씨를 나는 지금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남편의 대통령 재임시 경무대에서 식사는 주로 내가 마련했고, 우리의 내의와 양말도 꼭 내손으로 빨았다. 남편의 뜻에 따라 비싼 고기류는 명절과 축일 또는 손님 접대할 때만 사왔다. 대통령은 보통 가정의 평범한 음식인 물김치, 콩나물, 두부, 김, 된장찌개, 생선구이 같은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집의 단골 반찬은 이런 정도였다. 지금도 우리집에서는 콩나 물..

사진/인물 2022.02.07